관계 칼럼

상대의 침묵을 해석하지 않고 견디기

답장이 없을 때 우리는 빈 공간을 수많은 추측으로 채우곤 합니다. 연락이 없는 순간,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기 전에 무엇을 살펴보면 좋을지 이야기합니다.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몇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하루가 지납니다.

처음에는 '바쁜가 보다' 했는데 시간이 길어지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마음이 식었나?' '내가 어제 뭔가 잘못 말했나?' '다른 사람이 생겼나?'

휴대폰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상대가 접속했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구분해볼 것이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내가 추측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과 해석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어제 저녁 메시지를 보냈고 아직 답장이 없다.'

이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나를 싫어해서 답장을 안 하는 거야.'

이건 아직 확인되지 않은 해석입니다.

물론 그 해석이 나중에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알 수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불안할수록 해석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크게 흔들릴 때는 머릿속에서라도 두 칸을 나눠보세요.

'내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 상상하고 있는 것.'

생각보다 많은 걱정이 두 번째 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루의 연락보다 반복되는 모습을 보세요

그렇다고 모든 침묵을 무조건 이해해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한 번 답장이 늦은 것과 몇 달 동안 반복해서 연락이 끊기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평소에는 잘 소통하던 사람이 오늘 하루 바빴던 것인지,

아니면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연락을 피하고, 약속을 반복해서 취소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만 다시 나타나는지.

한 장면보다는 반복되는 모습을 보세요.

관계는 특별했던 하루보다 평범한 날들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대가 아닌 나에게도 질문해보세요

우리는 상대의 연락이 줄어들면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알아내는 데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질문은 잘 하지 않습니다.

'나는 이런 관계에서 편안한가?'

상대에게 나쁜 의도가 없어도 두 사람이 원하는 연락 방식이 너무 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꾸준한 소통이 필요한데 상대는 며칠씩 연락하지 않는 것을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른가의 문제라기보다 두 사람이 원하는 관계의 방식이 맞는지를 살펴봐야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마음을 계속 추측하고 있다면 질문을 한번 바꿔보세요.

'저 사람은 왜 저럴까?'에서 '나는 어떤 관계를 원하는가?'로.

상대의 마음에는 내가 답할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두 번째 질문에는 내가 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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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관계와 감정을 돌아보기 위한 정보성 글이며, 진단이나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