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것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
여전히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것과 다시 관계를 시작해도 괜찮은지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재회를 고민할 때 먼저 확인해볼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재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은 비슷합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충분히 궁금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다만 이 질문에는 답을 들어도 마음이 오래 편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기다림이 길어지고, 없다고 하면 그 말을 믿지 못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가능성을 먼저 계산하기보다, 먼저 정리해두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무엇 때문에 헤어졌는가
같은 이별처럼 보여도 원인은 꽤 다릅니다.
한쪽이 시험이나 이직 준비로 여유가 없었던 시기, 멀리 떨어져 지내야 했던 몇 달처럼 상황이 만든 이별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조건이 달라지면 관계의 조건도 함께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면 갈등이 생길 때마다 대화가 끊겼거나, 약속이 반복해서 지켜지지 않았거나, 서로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상황이 아니라 관계를 다루는 방식의 문제라서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바뀌지 않습니다.
내 이별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한결 정리됩니다.
둘째, 헤어진 뒤 실제로 달라진 것이 있는가
재회 이야기가 오갈 때 오가는 말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그때는 내가 부족했다.
그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말은 변화의 시작일 뿐 변화 자체는 아닙니다.
그래서 문장보다 행동을 보는 편이 낫습니다. 연락 문제로 힘들었다면 지금은 연락하는 방식이 달라졌는지, 갈등이 생겼을 때 회피하던 사람이라면 이번에는 끝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관계를 힘들게 했던 외부 상황이 정리되었는지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리고 이건 상대에게만 해당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나는 그때와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함께 보는 게 좋습니다.
셋째, 나는 그 사람을 원하는가 익숙함을 원하는가
이별 후에 힘든 것은 그 사람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과 함께 만들어둔 일상이 사라져서이기도 합니다.
퇴근길에 습관처럼 하던 통화, 주말이면 자연스럽게 정해지던 일정, 무슨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알리던 사람.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비면 그 빈자리가 상대에 대한 감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건 감정이 가짜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지금 내가 되찾고 싶은 것이 그 사람인지, 그때의 안정감인지는 구분해볼 만한 질문입니다. 답이 후자에 가깝다면, 그건 꼭 같은 사람을 통해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재회는 해도 되는 일이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여기서 어느 쪽을 권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판단은 관계의 세부를 아는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질문 하나는 바꿔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에서 '다시 만난다면 이전과 다른 관계를 만들 조건이 있을까'로요.
두 번째 질문에는 상대의 마음을 몰라도 답해볼 수 있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생각해볼 질문
-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상황 때문이었을까, 관계를 다루는 방식 때문이었을까?
- ·헤어진 이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달라진 것을 하나라도 떠올릴 수 있나?
- ·내가 되찾고 싶은 것은 그 사람일까, 그때의 익숙한 일상일까?